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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도읍정한 인어황국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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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LO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4-12-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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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구리룸쌀롱 도읍정한 인어황국 만세다
 -오렌지족 1-


안방 화장대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마님이 아침저녁으로 외출할 때마다 씽긋 웃는다.
그때마다 마님은 대견스러움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래의 내 노후의 복돼지 저금통."
하며 깨어진 두개골 사이로 동전을 떨어뜨린다.
초콜렛 과자 받아먹듯 그렇게 동전을 받아먹고 자란
우리 마님의 우량아.
구리 중독의 말기 증세로 팔다리는 퇴화되고
그렇잖아도 좁은 가슴이 아래로 처진다.
금빛 같기도 하고 오렌지 색깔 같기도 한
누렇게 부황든 아랫배가 오렌지처럼 탱탱 부어오른다.
마님은 거저
 
"내 복돼지 저금통."
 
라고 부르며 늘 흐뭇해한다.
 
오늘 아침엔 마님이 살빼기 맨손체조를 한답시고
곰배팔과 무다리를 구리룸쌀롱 흔들던 마님, 아차 그만
엉덩이를 하늘로 흔들다가 그만 뒤로 나뒹군다.
안간힘을 쓰며 일어나던 발로
화장대 위의 복돼지를 걷어찬다.
마님의 복돼지 저금통은 이때다 싶어
떼굴떼굴 굴러 마님의 품에 안겨
 
“엄마, 용돈 좀.”
“그럼, 그럼, 내 저금통 내 복돼지.”
 
속곳 주머니에서 동전을 한 움큼 든뿍 집어
복돼지 저금통의 두개골로 넣어 떨구면
우리 마님의 복돼지는 불룩해진 아랫배를 문지르며
해질 때를 기다렸다가 돌팔이 지관(地官)이
돼지 왕기(王氣)가 서린다고 지적한 땅
구리중독의 가나안 땅 압구정동으로 떼굴떼굴 뒹굴어간다.
 
돼지 왕기가 서린 땅은 돼지비계만큼이나 미끈거리지.
살금살금 두르다가 그만 구리룸쌀롱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지.
허공에 발버둥치는 퇴화한 발목,
그것마저 쌀쌀한 냉기가 싹둑 잘라가 버린다.
아픔에 빽빽 소리를 지르다가 기절한 채 얼마를 지났을까
짠 소금기가 스며들어 아린 부위에
창백한 꼬리지느러미가 돋아나는 간지러움
복돼지들이란 복돼지들이 모두 모인 압구정동에선
늘 그렇게 킬킬거리며 플라스틱 허물을 벗고
비늘 없는 인어태자와 인어공주로 변태한다.
 
벗어 놓은 허물이 해초로 룸쌀롱 전단지처럼 너풀거린다.
그 허물로 뒤덮은 침몰한 해적선처럼 녹슨 건물에
땅굴이 뚫려 있고 그 입구에 하나 둘 셋
홍등이 켜지면 나비타이를 한 문지기가
 
“어서 옵쇼.”
 
해초같이 연신 허리를 너풀거린다. 구리룸쌀롱
어디서 몰려왔는지 그 많은 인어태자와 인어공주들
아직도 덜 자란 꼬리지느러미를 자랑스레 흔들며
목덜미를 좌우로 비틀고는 땅굴 속으로 기어든다.
오늘 따라 불룩한 배의 비곗살 탓인가 더 굼뜬
우리 마님의 복돼지마저 도착했으니 이제 다들 모였겠지
많고 많은 인어태자 중에서 인어황태자를 책봉식과
많고 많은 인어공주 중에서 인어황태자비를 간택식이 치러진다.
책봉과 간택의 기준은 이들의 어미인 우리 안방마님들이
낮에 이들의 두개골 속으로 동전을 떨어뜨려 베푼 자비심의 양
그건 통상적으로 구리 중독 증세로 나타나는 배의 붓기에 비례한다.
그렇지만 흔히 그렇듯 오늘도 이것이 엇비슷하니 구리룸쌀롱
배를 두드려 나는 동전 소리로 결정해야 하나 보다.
그것마저 같구나. 어쩐다?
궁여지책으로 토해서 동전을 세어보기로 합의했다
동전이 가득찬 탓에 축쳐진 가슴을 쥐어틀고
빽빽 악을 쓰며 뱉아내다 보니
구멍이란 구멍에서 똥 줄기처럼 누런 동전이 삐어져 나온다.
동전이란 본래 먹을 때나 토할 때나 구리게 마련이지
동전인지 똥전인지, 반쯤 똥 되다만 것은 왜 그리도 더 구린지.
동전 썩는 데는 늘 그렇듯
온갖 눈, 코, 얼굴과 이쁜이를 뜯어고친 잡어들이
들창코를 벌름거리며 모여드는구나.
그 잡어들의 가장 부드러운 속살에 군침을 삼키는
백상어들도 또한 득실거리는구나.
 
다 토했으면 구리룸쌀롱 꺼져야 할 텅 빈 배, 오히려
주체치 못할 만큼 정욕이 차오르고
더욱 탱탱해진 밋밋한 뱃가죽 곳곳에 마침내
상어 이빨에도 견딜 만큼 단단한 금화비늘이 돋아난다.
아직도 아린 발목에는 이미 꼬리지느러미가 다 자랐다.
짓뭉개어진 동전이라 도저히 셀 수가 없다. 어떡한다?
 
“구린내의 강도로 합시다!”
 
누군가의 기발한 제의에
 
“좋소.”
“구리내의 강도를 어찌 측정합니까?”
“그건 주위에 서성이는 잡어(雜魚) 수로 잽시다.”
“좋소.”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우리 마님의 복돼지 인어태자가 인어황태자로 책봉되고
떡두꺼비 같은 복돼지 새끼를 잘 낳을 것 같은
엉덩이가 유난히 큰 인어공주가 황태자비로 간택되었다.
나머지들은 구리룸쌀롱 아랫배를 두드려 비계소리인지 동전소리인지를 내면서
등, 팔, 가슴에 울긋불긋 지느러미를 풍선처럼 부풀려 띄우고
쉰 휘파람을 불어대며 땅굴을 나선다.
 
인어황태자 만세!
인어황태자비 천세!
인어황국 만만세!
칠흑 속에서도 저렇게나 눈부신
X세대의 천생배필 금보광생불(金普光生佛)이여!
구린내가 뒤범벅인 이 사바세계로부터
불쌍한 우리 중생들을 구하소서!
 
사랑國 불야성 북한강변의 아방궁 러브호텔에
신방을 차리려 가는 거룩한 이 밤
양기가 가난하여 사타구니가 시린 사내들이여
저 금빛이 비치는 곳이면 어디서나 경배하라
그대들의 찌들인 성기에서 금빛 정액이 분출되나니
불임의 여자들이여, 그대의 정조를 아낌없이 공양하라
그대들의 자궁에 금돼지저금통이 잉태될지니
 
이런 영험은 우리 인어황태자 구리룸쌀롱 내외가
첫날밤 신방에서 운우의 정(雲雨之情)을 끝내고
언제 만난 듯 남남으로 헤어져
각자 안방마님의 화장대로 돌아가
얌전한 돼지저금통으로 환생하여 앉아 있으면
새벽 단꿈 속 비몽사몽간에 안방마님이
다시 속곳 주머니에서 한 움큼
 
“내 사랑 내 새끼 내 복돼지” 잠꼬대하면서
 
깨어진 두개골로 누런 동전 몇닙을 떨어뜨리는 시간
바로 첫닭 울기 직전까지만 있나!
 
* 금보광생불(金普光生佛): 보광불은 몸에 빛이 난다는 부처로서 선혜라는 선인이 아득한 후세에 석가모니로서 사바세계에 나타난다는 것을 예언한 부처이다. 저자가 보광불이란 말에 금(金)자와 생(生)자를 금으로 되어 살아 있는 보광불이라는 뜻으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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